이젠 되도록 수능 안 보겠습니다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맞는 것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르비에 올리는 성적표만큼 표현의 욕구로 흘러 넘치는 것도 없다.
무언가를 표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들이 수능을 보게 한다.
그는 자신의 수능을 향한 마음이 얼마나 어렵고 진정하며 운명적인가를 설명하고 싶었다.
수능은 사람을 설득시키거나 매혹시키는 방편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수능은 마지막 순간, 평가원스럽지 못하다.
세상의 모든 시험이 최후에 순간에는 처음에 품었던 소소한 의도를 배반하는 것처럼,
그 통제할 수 없는 출제자의 욕구가 수능의 현실적 목표를 잊어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수능에는 N수에 대한 배려가 들어있지 않다.
수능을 또 본다는 것은 결정적 정보나 주장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N수에 대한 고백을 누군가가 들어준다는 충만한 느낌.
형편없는 내신을 가지고 수시원서를 쓸때처럼, 주체할 수 없는 부끄러움 따위.
N수선언은 결국 2인칭을 경유하여 1인칭으로 돌아온다.
그의 들끓는 N수 고백의 언어들은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왔다.
한동안 그는, n수의 여정을 오르비에 자주 썼다.
오르비언들은 그의 여정을 사랑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수능을 보는 그'를 오르비언들이 사랑했다.
글 속에는 그가 찾아낸 자신의 수능을 위한 영혼이 있었다.
수능을 위한 '그'는 순수한 열정과 끝 모를 동경과 깊은 동경심을 가진 존재였다.
그도 역시 다른 이들처럼 자신의 수능 속 1인칭 화자에 깊이 매료되었다.
하지만 너무 뻔해서 가혹했던 지리멸렬한 시간들 속에서
그는 수능 속 1인칭 화자를 잊어버렸다.
공부조차 할 수 없는 시간들이 무심하게 지나가고, 다시 수능이 보고 싶었을때,
그는 이미 '수능 속의 그'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수능 속의 그'가 되는 것이 부끄러웠고, 자신의 비루함을 뼛속 깊이 실감했다.
그는 "N수의 여정"이라는 글을 쓰고 싶어하던 대신
자신속의 어떤 늙지 않는 영혼을, 그 순수한 인격을 외면하고 싶었다.
누군가가 듣기를 바라는 모든 N수의 고백은, 위선이 아니면 위악이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재수도 같은 곳에선 안했는데 하여튼 재수 한 친구 있는데.. 동반입대해서 같이...
-
되는 곳 있으면 쓰고싶은데ㅠㅠ
-
앉아 있던 의자 6
신기해서 찍어봤어요..
-
제가 논술 합격생이라 과외를 하려고 하는데 논술 과외생은 어디서 구하는게 좋을까요?
-
지금 수2는 쎈 끝냈고 수1은 쏀발점 빠르게 하고 있는데 끝나고 마더텅 해야하나요?...
-
예상합니다 제가 좀 잘 알거든요
-
비트랑 뮤비에서 대기업 냄새 찐하게 나네요 이번 곡에서는 특히 에프엑스 감성이 많이...
-
ㅇㅇ
-
고논 잘본거 같은데 94에서 제발 1컷 멈춰줘요 ㅠㅠㅠ
-
나비효과 워크북 0
워크북 필수인가요? 그냥 나비효과 듣고 기출풀려고합니다
-
사석에서 누구 만나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조아조아
-
이게 화작 1등급컷 92-93 이런식으로 뜨잖아영 그러면 공통이랑 선택 중 뭘...
-
마킹 실수 많이 나는 편인가요..? 그리고 영어 홀짝형 선택 마킹하는부분에 선택지...
-
누나 남친보러 옮 12
어머니,누나,남친,나 이렇게 저녁 먹음
-
뭔짓을 해도 3,4등급에서 못벗어나는 레벨에서 하방 85점 정도에 가끔 앞자리 9...
-
흠 투표 헬프 8
-
지방 공기업 목푠데 그래도 옮기는건 개오바 맞죠..?
-
지금 인사하면 받아준데 12
안녕!
-
공통에서 3문제 틀리고 미적에서 2문제 틀렸습니다. 3나오면 나 평가원 앞에서 똥쌀거임
-
수학 너무 망해서..
-
과탐망 대학라인 6
이공계열에 교차까지 갈 만한 대학 라인좀...
-
수능 조져서 중경외시 상경~건동홍 공대 정도 되고, 부모님은 그냥 집앞에 지거국...
-
결과가 별로 좋지 않은 거겠지...? 하 먼저 연락해보면 좀 그려려나
-
지구 작수2 올해 9모 1 수능 3떴는데 지구는 챙겨가는게 맞을려나.. 사문 지구 할 생각이긴 한데
-
국어만 잘하면 무한 n수도 박을 자신 있음;;
-
찾았다 잘하는게임
-
많음? 26 기준… 지구 버리기 아까운데
-
이제 좀 사람 사는 곳 같네
-
라인좀잡아주세요 0
어디까지가능...??
-
다원에서 하나 받으려고 했는데 크럭스나 피오르 후기가 좋길래....근데 혹시 여기가...
-
특히 여돌.. 아니 필수있는거아닌가 연애도 무슨상관….. 그 감성이 이해가 안된다 난….
-
제발 이거 수의대약대 되나요.. 경상남도 지역인재 돼요
-
꼼뿌따를 못써서 폰으로 사진업시 올림미다. 현장에서 벅벅 푼거라 생각이 틀렷을수도...
-
서성한 이상 대학중에 많음??
-
텔그는 73%뜨는데 진학사는 3칸 뜨네요.
-
물론 투자 가치는 확실한데 리스크 큰건 마찬가지일듯
-
프사 머 할까요 2
. 메인캐가 아니라 짤을 직접구워야해요
-
서강대 논술 0
1-4 2-4못풀고 2-3은 여백 부족으로 답만 썼는데 붙지는 않겠죠??
-
진짜 공정한 시험 언제오냐
-
3월모의고사 치려면 몇달전에 미리 예약해야되나요 재수학원 직접가서 예약하고와야되나요?
-
낼 동국대 논술 보러 가야 할지 고민돼서...
-
언미영생1물2 87 84 1 47 43 고대다니고있어서 질러도 연고대이상 지를거같긴해요
-
책읽으셈 꾸준히
-
정답 돈다발인데.. 진짜 손흥민 생각나나요?
-
수학 개념서 0
안녕하세요 현역때 기하 3후반~4초반에 있던 05입니다 군대에서 군수하려는데 독학...
-
2025학년도 수능 난이도 3.5 (미적분) 등급컷 85 / 76 / 66 (미적분...
-
생지러들은 4
사탐런과 진배없다고 생..각해요..
-
공통 2틀 95 안됨?
-
고대가즈아 2
닉값하러 ㄱㄱ
아씨미치겠네..ㅋㅋㅋ 이렇게보니 독해 너무 잘되는데
편지로 나타내고 싶었던 그와
수능으로 나타내고 싶었던 우리의 모습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네요...
고생했어요
후...
확통 출제진이 킬러를 27번에 배치하자 확통이들이 똥을 싸며 쓰러졌다
???
확통 킬러가 27번이라니 그게무슨말씀이시죠
내가 틀렸으니까 킬러임
헉...
수고하셨습니다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