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볶음밥 [1350590]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4-12-17 16: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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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와 재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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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할거 없어서 개뻘글 써봅니다 오르비 여러분들의 정시원서 합격을 기원하면서 시작하게ㅆ습니다 근데 이 핑크색 강아지?는 이름이 따로 있나요? 너무 귀여워요 카톡에도 내줬으면좋겠어오


저는 25수능에서 언매 원점수 95 백분위 98을 받았어요



Q1. 국어는 재능이 중요한가요 노력이 중요한가요?


당연 재능입니다. 근데 여기서 재능은 정말 많은 걸 포함한다고생각해요. 어렸을 때 부터의 학습 환경, 동기 + 독서 경험 + 언어적인 능력 이런걸 다 합쳐서 재능이라 하는거죠. 제가 2년동안 수능 국어를 공부하면서 느낀건데 뭐 되게 많은 독해 방법론과 방식이 수능판에서 제기되어 왔었더라구요. 근데 결국은 그냥 읽고 이해하고 푸는 게 답인 것 같았습니다.


리듬게임 하다보면 잘 하다가도 “어 내가 이거 어캐 하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면 바로 죽거든요? 국어 독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걍 무의식적으로 읽고 뭐 어려우면 메모도 좀 하고 일케 자연스럽게 읽다가 “어 정보정리해야되는데 구조 잡아야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딴짓 하려고 하는 순간 모든 집중이 다 깨지고 글이 계속 튕기게 되는 거에요. 우리가 흔히 부르는 구조독해 이런 것들은 그냥 잘하는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잠깐 생각하는 것들에 이름표를 붙여서 강의 형식으로 판매하는 거에 불과하다 생각해요.


저는 이원준과 김동욱 강의를 모두 들었어요. 둘이 가르치는 스타일이 엄청 다르죠. 흔히 김동욱은 정석적인 그읽그풀 이원준은 스키마를 필두로한 고차원적인 독해 이런 이미지잖아요. 근데 제가 둘 다 들어본 결과 둘이 하는 말이 완전 똑같아요. 메세지는 똑같은데 전달하는 채널이 다른 것이지요. 중요한 문장에 반응하고 집중해라. 관계나 비례같은게 제시되면 그냥 넘기지 말고 생각 함 해봐라. 지문의 워딩에 주목해라. 큰 흐름에서 지문을 파악해라… 


결국엔 지문을 걍 무의식적으로 책 읽듯이 읽어야 하는거고 그게 잘 되면 시중의 스킬들도 아무런 학습없이 체득할 수 있는 거에요. 그렇게 무의식적으로 잘 읽을 수 있는 게 재능이고, 그 재능은 짧은 수험 기간 내에 터득하기 쉽지 않다 이 말이에요. 우리가 국어를 못하는 이유는 그저 재능이 없기 때문이에요. 스킬을 못 체화해서가 아니에요. 어떤 컨텐츠를 안 풀어서가 아니에요. 노오력이 부족했던 것도 아니죠. 이건 인정하긴 해야 해요. 물론 절대적인 건 당연히 아니고 여지가 있습니다 Q2에서 다시 말할 거에요.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재능은 위에 말했듯 노력 이외의 수많은 것들을 포함하는 말이에요.




Q2. 아 난 그럼 평생 국어 3등급으로 살아야하나요? 노력해도 변하는 건 없겠네요 재능이 없으니까?


두 가지의 상황에서 답변을 하고싶어요.


1) 당신이 그저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


가끔 보면, 포텐 충분하고, 머리도 좋은 듯 하고, 노력 마이 했는데, 자꾸만 잘 안 되시는 분들이 있어요. 이런 분들은 수능 국어는 1등급 충분하지만 자기자신 영역은 45등급이신 경우가 많더라구요.


자기 자신에 대해 공부해 보세요. 너무 재능으로만 매도하시지 마시구요. 수능 당일에만 안 하던 짓을 했었던지, 욕심을 너무 많이 부린다던지, 매체 문제에서라도 막히면 넘어가는 등 운영 연습이 너무 안 된게 아닌지, 의식적인 스킬에 넘어가 무의식적이고 근본적인 독해같은 것을 잊은 게 아닌지 등등이요. 


혹은 태도가 좀 잘못되신 분들이 있어요. 특정 과목을 유기하시는 분들이 대표적이에요(물론 국수탐 만점 영어3등급 이런 황 분들은 당연히 빼고 말씀드리는거에요). 특히 영어를 버린 분들이런 경우가 많아요. 정시일반이 무슨 최저 맞추는 것도 아니고, 어떤 과목을 버리는 순간 마인드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거에요. 자기도 자기가 영어를 버렸다는 거를 무의식 중에 알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왠지 국수탐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것도 있겠고, 혹은 다른 과목도 슬렁슬렁 하는거죠. 처음 버릴때만 쉽지 두번째부터는 쉽거든요… 예외는 곧 규칙이 됩니다.


다른 케이스도 많지만 이런 분들은 한 번 실모 엔제 치워놓고 자기 자신에 반추해 보세요. 사설 국어는 밥먹듯이 1 맞다가 수능날에만 3맞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본인이 수능장에서 당황했을 때 어케 해야하는지 행동강령 같은것을 세워보시는 것도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2) 정말 재능이 없음


이런 분들은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려요. 뭐 어쩌겠어요. 재능이 없는데… 어렸을 때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급할수록 돌아가야 해요. 국어 좀 잘하는 사람들이 밥 먹듯이 하는 몰입과 집중을 지금부터라도 해 봐야 해요. 생각해보면 글 자체에 매료되어서 푹 빠지고 집중하는 경험이 이런 분들은 굉장히 적을 가능성이 높아요. 정말 웃기지만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은 해리포터 전권이 다에요. 근데 저는 정말 해리포터에 푹 빠져서 살았어요. 해리가 무장 해제 마법을 썼다 이런 한 줄만 읽어도 안경 낀 초록색 눈의 포터가 지팡이 휘둘러서 상대방 지팡이를 탁 가로채는 이런 게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아마 국어가 잘 안되시는 분은 이런 경험이 부족하실 가능성이 커요. 


글 펴놓으시고, 한 문장 한 문장 심혈을 기울여서 음미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를, 노력을 해보세요. 그냥 정말 이게 다에요. 그렇게 글에 다가가고 몰입하는 거에 만약 성공하고, 그걸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면 당신이 소위 국어 기적적 상승의 주인공 이런 게 되는 거죠. 좀 답답하고… 거부감 들 수 있겠는데 정말 어쩔수가 없어요! 냉정히 말해서 어떡합니까 그럼. 우린 재능이 없잖아요… 지금이라도 능력을 개발해보려는 시도라도 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노력도 재능이라는 논의엔 저는 참여하진 않을게요.



번외 ) 님아 그럼 EBS는 어캄?


저는 일단 문학은 무조건 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특히 시는 한 개 나오면 걍 꽁으로 안읽고 풀 수 있자나요? 저도 25수능에 배를 밀며 나와서 싱글벙글 했었네요. 산문도 수특에 나온 범위는 읽어보는게 좋아요. 근데 산문 전문은 비추천입니다. 시간 아까워요. 유씨삼대록 처음부터 끝까지 줄거리 찾아보고 이런 건 진짜 비추입니다. 개인적으로 ebs 문학공부는 밥 먹을때 잠깐잠깐 들여다보는게 좋다 생각해여^^


독서도 문제 풀지 말고 지문만 읽어보세요. 근데 다 읽기엔 시간없으니까 이감 중요표 이런거 참조해서 “아 이거 왜인지 나올것만같아~~~” 이런거만 읽어보세용


———


제가 24년도 교육청 평가원, 25년도 6,9,수능 다합쳐서

총 9회의 공식 국어시험에서


25 9평 2등급 1번 빼고 다 1등급 받았는데,


사설도 1컷 이상은 항상 띄웠는데,


아 국어는 노력이에요 재능 딱히 필요 없음


이 말 하기엔 너무 양심에 찔려요


저도 국어 재능이 있긴 했겠죠


근데 결국 백분위 99 100은 공식시험에선 한 번도 못 받았어요


6모때는 에이어 지문을 날려먹기도 했고요


저도 좌절 많이 했어요 아 내 재능은 여기까지인가ㅠㅠ 이럼서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정말 많이 걸렸어요


제가 리트쳐서 로스쿨 갈 그정도 재능은 절대절대 아니고


여기 오르비 국어황들 수준 발 끝에도 못미치죠


저도 어떻게보면 이런데선 평범한 학생1이에요


그러니 한번 가볍게 열린마음으로 읽어주셨음 해요


행복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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